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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시간 여행

시간 여행(타임 리프)”


2013 6.


시간은 지금도 1, 1초 흐르며 지나가고 있다방금 지나간 시간은 되돌리래야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일 뿐이다이렇게 흘러간 시간이 쌓여 과거를 만들고 이러한 과거들이 쌓여 현재가 만들어진다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 후회하고 돌아가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영어 문법 시간에 배운 Should have p.p가 그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은가그만큼 사람들은 현재에도 추억 팔이라는 이름 하에 과거의 시간을 떠올리며 머리 속으로 수많은 시간 여행을 반복하고 있다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가 기찻길 철로 위에서 외치던 나 다시 돌아갈래!”에서 그 모습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시간 여행이라는 테마는 이러한 사람들의 욕망으로부터 분출된 결과물이기에 그 인기 또한 꾸준하다는 것이 장점이다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 장르의 구분 없이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는 자주 쓰이고 있다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나인아홉 번의 시간 여행이 큰 인기를 얻은 것은 갑작스런 일이 아니라고 볼 수 있는 점이 여기에 있다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일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매력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든지 소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tvN 드라마 '나인:아홉 번의 시간 여행'> (출처:http://9.interest.me/)


시간 여행은 현재에서 과거로과거에서 현재로현재에서 미래로 등 그 안에서도 다양한 형태와 구성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영화 ‘Midnight in Paris’(2011)에서는 과거 1920년대라는 황금 시대(Golden Age)’로 회귀하기도 하며 ‘Back to the Future’(1985)나 드라마 신의’(2012) 같은 경우에는 단순한 과거로의 이동 및 시간 여행을 하여 겪는 에피소드를 다루기도 한다일본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나 드라마 나인’ 속에서는 과거로 돌아가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과거의 사건을 돌려놓고 바꾸고자 하는 욕구를 들어내기도 한다이 뿐만 아니라 과거에서 현재로 오는 경우인 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2012)나 천년지애’(2003), ‘옥탑방 왕세자’(2012)도 타임 슬립의 형식으로 과거에서 온 사람들이 현재에서 겪으며 일어나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아낸다.




<영화 'Midnight in Pairs'>



그렇다면 타임리프타임슬립으로 대표되는 시간 여행이라는 테마가 스테디 셀러처럼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무엇보다도 현실에서 실현 불가능한 시간 여행이라는 아이템이 가지는 판타지와 매력이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한다사람들의 욕구 안에는 단순히 시공간을 초월하는 능력뿐만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지나쳐오면서 포기해야 했던 수 만 가지의 선택지들에 대한 후회아쉬움억울함 등의 감정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인생에서의 수 많은 갈림길에서 다른 선택지를 하였다면 자신의 인생이 현재 어떻게 바뀌어져 있을까 하는 궁금증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기도 하다.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간 여행을 통한 대리만족을 통해서 불행한 현실에서의 도피를 꿈꾸고 있는 사람들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물이라는 시각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자신의 전성기소위 잘 나가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현재의 행복을 만들 수 있는 과거의 선택으로 돌아가 행복한 현실을 과거 시간 속에서 꿈꾸고자 한다그 당시의 나를 상상하면서 그 때 느꼈던 행복감들을 작품을 통해서 대신 느끼고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다하지만 이는 역설적이게도 또 다른 의미로써 그럼에도 현실이 행복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행복했던 과거가 쌓여 현재를 이루었고 현재도 미래로 가면서 하나의 과거가 되기 때문이다.



종종 자주 현재에선 과거를 그리워하고는 한다그리고 과거는 또 그 과거의 과거를 그리워하게 된다 과거가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 현재라고 한다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선택하고 행하는 것들의 모임이 미래라는 것은 당연할 터과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미래를 바라보고 현재에 충실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지만 그렇다고 과거로부터 배움을 잊어버려서는 또 안될 것이다미래에서 과거의 과거는 과거이기 때문이다결국 미래는 현재의 모임뿐만 아니라 과거의 모임이기도 한 것이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가?”

아니요”

 


누군가 필자에게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지 물어본다면 필자의 답은 위와 같다추억은 추억일 때나 혼자만이 갖고 있는 하나의 판타지로서 역할을 할 때 아름다운 것이다드라마 나인에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향을 선악과라 칭하는 것처럼 말이다우리는 시간이 흐르고 난 뒤의 과거의 좋았던 부분만을 생각하고는 한다그렇지만 과거에는 좋았던 시절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행복했던 만큼 아픈 기억도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그러한 아픔을 겪고 성숙해왔기에 현재에 내가 있는 것이기도 하다과거에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도 아픔을 겪고 있다그렇기에 이 아픔을 극복하고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당연히 미래가 되어야 한다그리고 그래야만 추억은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

 

“The present is present”

 

현재는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다현재에 집중하고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면 과거 혹은 미래로의 시간 여행은 우리가 더 이상 바랄 필요가 없다혹여 나에게 지금 당장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가 펼쳐진다고 해도 믿고 싶은 판타지만 믿으면 된다그럼에도 타임 슬립을 주제로 한 작품은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그리고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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