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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책과 TV

[Books in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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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책과 TV는 어울리지 않는 것일까?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이 교양적인 부분을 가미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고 있다. 막 방송을 시작한 인간의 조건이나 달빛 프린스가 대표적이다. ‘인간의 조건은 현대 생활에서 필요한 한 가지를 배제한 채 살아가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으며 소소한 웃음과 함께 현대인에게 인상적인 메시지를 보낸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하지만 책을 소재로 하고 있는 달빛 프린스의 경우, 강호동이라는 걸출한 MC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관심 지표인 시청률이 그리 크게 높은 상황은 아니다. 이는 결국 여타 프로그램의 포맷이나 구성, 효과 등을 제외하고라도 책이라는 소재가 가지는 한계가 여실히 들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도 책과 TV는 나의 대학 생활 공부의 대부분을 함께한 것들이다. 공교롭게도 두 개의 분야를 이중전공을 하면서 관련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도 이 둘의 조합을 생각해본 적도 없거니와 그리 매력적이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기존에 언론 또한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지상파에서 진지하게 전문적으로 책을 다루고 있는 프로그램은 KBS 1tv즐거운 책 읽기뿐이라고 할 수 있다.(달빛 프린스는 논외로 하자) 하지만 이렇게 책과 TV의 조합이 꼭 조용하면서도 지루하게 다루어질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성향 또한 반영이 되었다고 볼 수 있으나 책 프로그램에 대한 편견 및 형식적인 구조의 한계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책과 함께 문화적인 상품 중에 하나인 영화의 경우를 보면 확연히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영화 관련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각 방송국마다 1개 이상은 만들어 매주 신작에 대한 소개와 함께 여러 가지 포맷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나간다. 물론 전체적인 틀과 구성에 있어서는 책 프로그램과 큰 차이는 없지만 사람들은 영화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가 더 높은 것이 사실이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책을 소개하고 이야기해 나가는 방식의 문제인 것일까? 아니면 단지 책이라는 이유 때문인 것일까? 요즘 사람들은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마냥 웃는 프로그램이 아닌 무언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고 인생에 있어 교훈에 해당하는 말을 듣고자 한다. 2012년 힐링이라는 주제로 여러 토크쇼와 강연이 인기를 끈 것은 모두 대중의 관심이 그리로 쏠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또 마냥 진지한 교양 프로그램만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은 한계를 가지고 있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지상파와 종편을 합쳐서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은 총 3편이다. 이들은 전형적인 교양 프로그램으로서, 또는 예능과의 접목을 통해서, 혹은 토크쇼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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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 읽기

Kbs1tv, , 12:40~, 50, 2011.6.2.~


즐거운 책 읽기(출처: www.kbs.co.kr)


기획의도

여러 권의 책을 다양한 시각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정보성은 물론 대중성과 현장성을 강화하여 우리 시대가 잃어가는 책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되찾고, 시청자들의 오감만족을 충족시킬 것이다.

 

구성내용

북클럽 3인이 주목한 책을 오늘의 책으로 정해 집중 탐구합니다.

- 한 주간의 출판 흐름과 화제, 이주의 신간, 책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의미 등을 함께 소개합니다.

- 최근에 장안에 회자되는 책을 쓴 저자, 시청자 여러분이 평소에 만나고 싶었던 저자 등, 책과 관련된 인물들을 스튜디오가 아닌 그들의 작업실 등의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인터뷰합니다.

- 이 시대 명사들이 스튜디오에 출연해 그들의 삶에 영향을 끼친 명작을 북클럽 2인과 함께 읽어봅니다.

 

#전형적인 교양 프로그램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차분한 아나운서의 안내와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북클럽 패널들의 설명으로 이루어진다. 아무래도 책이 담고 있는 내용과 저자의 생각, 의도, 받아들이는 독자의 감정까지 고려하기에는 방대하긴 하지만 최대한 책에 충실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외에도 명사들을 초청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본다거나, 그들의 작업실에 가서 인터뷰를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면서 기존 언론에 잘 노출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과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다만, 아무래도 늦은 시각에 편성된 점이라든지, 꾸밈없이 진솔하게 책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때로는 책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흥미가 생기지 않는 구성으로 비추어지기도 한다.

 

-달빛 프린스

kbs2tv, , 11

진행: 강호동, 탁재훈, 정재형, 용감한 형제, 최강창민


달빛 프린스(출처: www.kbs.co.kr)


기획의도



#예능에서 책을 접목시켜 게스트가 선정한 책을 통해 퀴즈를 풀어내는 방식은 여타의 예능프로그램과는 다르기 때문에 신선하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를 하고, 또 획득한 상금으로 기부를 한다는 점 또한 달빛프린스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로 손꼽힌다. 새로운 시도로써 아직 시청자들에게 선보이지 않은 다양한 코너와 구성, 형식을 통해서 조금 더 친숙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제작진의 노력과 발전되어 가는 모습에 주목해보고 싶다.

 

그러나 책을 소재로 하면서 책에 대한 접근이 진정성 있게 비추어지지 않는 모습은 안타까운 점이다. 특히, MC가 작품이 그리는 시대와 등장인물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에서 이야기를 그치는 모습은 '겉핥기' 식 독서를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에 대안으로 탁재훈을 책을 읽지 않은 시청자의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사람으로 포지셔닝 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제작진의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한적일뿐이다.

 

'북 토크'를 콘셉트로 한 프로그램의 진정성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프로그램 성격이 아무리 예능이라 해도 소재에 대한 진지함이 없다면 이는 연예인 사생활을 듣기 위해 책을 이용한 것 밖에 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책을 소개하기 전에 진정 책 읽기가 주는 즐거움이나 유익함을 MC들부터 느끼고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북 잇(it)수다

 

14TV조선에서는 신개념 책 토크쇼 <북잇(it)수다>를 첫 방송한다. <북잇(it)수다>는 우리의 삶과 가장 밀착되어 있는 이슈들을 담고 있는 책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책이 던지는 화두를 시작으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쉽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이른바 책 좀 읽는 사람들의 엉뚱하고 유쾌한 수다를 통해 인생을 좀 더 풍요롭고 향기롭게 만들어 줄 화제의 책(It Book)에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소설과 에세이의 저자이기도 한 손미나와 조선일보 문화부 어수웅 기자, 출판평론가 표정훈 한양대 교수가 <북잇(it)수다>의 진행을 맡았다.

 

-‘맛으로 읽는 음식코너에서는 문학 작품 속에 묘사된 음식 가운데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리를 맛객 김용철이 직접 눈앞에서 요리한다.

-‘눈높이 책 권하기코너에서는 각계각층의 숨은 독서고수들이 최고의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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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개의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책을 다루는 모습이 과연 시청자가 진정으로 즐기면서도 책에 대해 충분히 알아갈 수 있는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가에는 의문이 든다. 책은 여전히 어려우면서도 딱딱한 존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가벼운 존재로 다룬다면 책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 클래식, 미술. 이들을 TV를 통해서 접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일까. 아니면 어렵다고 느끼는 편견이 대중들로 하여금 이들을 친숙한 존재로 느끼게 하지 못하는 것일까. 딱딱하고 정형화된 현재의 교양 프로그램의 형식을 조금만 바꾼다면 더 큰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여기에 추가하여 책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에 대한 소개를 해줄 수 있는, 이를 차용한 프로그램이 늘어났으면 한다. 그중에서도 뮤지컬은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이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하나 정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던지,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캐스팅을 한다든지, 다양한 뮤지컬을 짤막하게 소개시켜준다든지, 방법은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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