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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 당신의 계급 사다리는 안전합니까? 』


 

(출처: yes24.com)

저자: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

출판사: 사계절

출판일: 2012. 5. 11

쪽수: 372p.

목차:

1. 계급으로 갈라진 사람들

2. 병은 평등하게, 회복은 불평등하게

3. 다른 계급과의 결혼이라는 모험

4. 계급 상승, 그러나 불안은 계속된다

5. 하나님의 이름으로 계급 사다리를 오르다

6. 노동계급의 대학 중퇴자들

7. 중간계급으로의 복귀를 거부당하는 고졸 출신들

8. 바다를 건너는 사람들, 더 이상의 아메리칸드림은 없다

9. 소비의 향연, 새로운 구별 짓기

10. 화이트칼라 유목민, 그들만의 분리된 세상

11. 부자들의 섬 낸터컷의 갈등

12. 0.1퍼센트 초부유층의 나라

13. 대중문화 속에 그려진 계급의 초상

14. 앤절라 휘티커의 신분 상승기 

 

오르지 못하지만 떨어지지 않으려는 계급 사다리 위에서


계급과 계층, 흔히들 오를 수 없는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고 했던가. 우리는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오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누구나 더 나은 환경에서, 좋은 옷을 입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부유하게 살고 싶어 할 것이다. 적어도 자본주의 시장에서만큼은 말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위로 오르기는커녕 지금의 자리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이나 치고 있다. <‘당신의 계급 사다리는 안전합니까?’> 이 책에서 보여주는 계급 사회의 실상은 자본주의의 중심인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한국 사회도 이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나의 계급에서 그 위에 계급으로 올라가는 신분 이동의 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경제적 양극화 현상은 그 간극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게끔 만들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은 다 옛말이다. 현실에서의 아메리칸 드림은 정말 꿈에 불과하다. 보이지 않는 계급 사이의 절벽은 높고 깊다. 상층, 중층, 노동, 하층 계급으로 나뉘어 있는 미국 사회의 속면을 탐사보도 형식으로 깊이 파고들어간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그들의 취재력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계급 사다리의 이면을 보여준다. 심장마비라는 같은 병을 얻었더라도 그것을 치료하고 회복하기 위해서 벌이는 사투에서 볼 수 있는 각 계급의 차이에서는 의료 민영화의 병폐를 확인할 수 있다. 대학 졸업장을 얻지 못해 여전히 노동계급에 머무르며 이마저도 언제 아래 계급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감을 갖고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대학 진학률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 뒤지지 않지만 입학 가능 학생 수보다 대학 정원수가 많은 대한민국의 불편한 진실을 감출 수 없다.

 

이렇게 계급의 사다리가 보여주는 사회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나고 있으며 그 정도는 더 심해질 것이다. ‘Occupy Wall st.’ 운동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1%의 부유층과 99%의 가난한 빈곤층이 생겨나고 있다. 1%는 그 안에서도 0.1%로 나뉘기까지 한다. 그래도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는 20:80의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서 미국보다는 나은 상황이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계층 혹은 계급 간에 간극을 줄이고 계급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게끔 하는 소망의 발현체가 과연 경제 민주화, 복지일 수 있을까.

 

동일선상에서 출발하게끔 해달라는 외침은 어느새 경기장 안에라도 들어가게끔 해달라는 요구로 바뀌어 있다. 어떤 가정, 부모 밑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계급이 결정되고 앞으로의 운명이 결정되는 사회인 것이다. 고등학교 때 까지만 하더라도 주변 친구들과의 계급차를 느낄 새는 없었다. 다 비슷한 가정형편에 비슷한 동네에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대학에 와서 느낀 실제 계급 간의 차이는 너무나도 컸다. 누구는 대학 등록금 낼 형편이 안 되어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학자금 대출, 장학금을 받아가며 학교를 다니는 한편, 누구는 강남의 부유한 환경에서 모자랄 것 없이 그동안 살아와서 그들만의 현실에 갇혀있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다행히도 이러한 사회를 바꾸고자 미국 오바마 정부에서는 부자증세를 결정하고, 차기 한국 박근혜 정부에서도 복지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단순하다. 현실에 존재하는 계급의 사다리를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불평등이 만들어낸 우리 시대의 초상이라는 부제처럼 양극화, 불평등이 판을 치는 세상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직시하고자 하였다. 드라마나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현실인 요즘, 이 책은 대한민국의 현실인 계급 사다리를 조금이나마 유추할 수 있게끔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