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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진보와 빈곤


진보와 빈곤 땅은 누구의 것인가

헨리 조지 지음

김윤상·박창수 옮김

 

99천여 평당 킬로미터.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토지 면적이다. 그러나 이 중 실제 소유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모든 사람들의 꿈이 내 집 마련이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나 토지 소유에 대한 소망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사유 재산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고대 시절부터 이어진 토지 소유에 대한 열망은 어린 시절 즐겨하던 땅따먹기라는 놀이에서도 엿볼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의 인식에 깊숙이 내재되어 있다. 토지 사유제가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일까? 헨리 조지는 이 책에서 토지사유제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 그렇다고 그가 토지공유제를 주장하는 것 또한 아니다.

토지사유제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이끄는 그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주장과는 또 다른 제3의 이데올로기를 주창한다. 토지는 공유하면서 자본은 사유화하여 자본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개인이 가져갈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현재에 당연시 되고 있는 자본주의 아래서 토지의 사유화는 부의 상징이며 재테크의 수단으로써의 성격을 정당화 시킨다. 그러나 토지를 사유화하게 되면서 생산력이 아무리 높아지더라도 지대가 같은 정도로 높아진다면 임금이나 이자율의 상승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생산과 분배의 법칙에서 토지가 절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생산의 한계로부터 얻을 수 있는 대가인 지대선에 따라 임금과 이자의 분배가 나뉘기도 한다. 이러한 토지의 절대력을 통한 폐해를 없애고자 그는 지공주의를 기초로 지대조세제(land value taxation)의 개념을 도입한다. 지대조세제는 해마다 토지의 연간 임대가치인 지대를 정부가 환수하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지공주의를 바로 도입하기를 원했다. 이론적으로는 토지를 공유화함으로써 형평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자본은 사유화된 상태로 놓아둠으로써 효율성을 보장할 수 있다. 또한 토지의 사유로 인하여 심각해진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으며 토지 투기 또한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토지가 사유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도입을 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를 찾아볼 수 있는 정책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이다. 일정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누진세율을 적용하여 재산세 이외에 추가로 부담하는 과세이다. 처음 이 정책이 도입될 때에도 그러하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적용 대상과 범위에 대한 논쟁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지를 많이 소유하고 있는 이들은 추가적으로 토지를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는 의사를 보인다. 종부세를 더욱 강화하여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저자의 지공주의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토지는 어느 순간 생산 및 생활의 공간이 아닌 투기와 재테크의 수단으로 변모하였다. 변화된 토지에서 얻어지는 수익은 불로소득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일하지 않고도 자연히 얻어지는 것이므로 종부세의 대상과 세율을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