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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과 PD

큐레이션과 PD

(부제: 큐레이션의 시대 사사키 도시나오를 읽고)

  

1. 정보화 시대의 큐레이션의 중요성

수많은 정보가 생산되고 흘러나온다. 특히 이제는 SNS를 통한 정보 공유, 유통이 활발해지고 있는 시대이다. 트위터, 카카오톡, 페이스북을 통해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 일반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짧은 링크 주소하나로 많은 정보가 퍼져가는 곳에서 어떤 정보들을 어떤 맥락 안에서 구조화, 조직화 시키는 것의 중요성을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요새 사람들을 보면 같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보다 무생물이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보고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있다. 무한한 인터넷 공간과의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사람들이 그곳에서 얻는 정보의 비율은 상당할 정도로 많다. 이러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의 다양화로 앰비언트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사사키 도시나오에 의하면 앰비언트(ambient)란 우리가 접하고 있는 동영상이나 음악, 서적 등의 콘텐츠가 전부 개방되고 유동적이 되어, 언제 어디서나 손에 넣을 수 있게 된 것을 말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의미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멀티 디바이스를 통하여 한 사람이 언제, 어느 곳에서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온라인 상에서의 활동하는 시간이 더욱 많아지면서 형성된 장소가 비오톱이다. 비오톱은 생물학적 의미로는 따로 있느나 사사키 도시나오의 새로운 정의에 의해 특정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말한다. 이는 정보의 수요지를 찾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전부터 존재해온 까페나 클럽같은 온라인 커뮤니티들이 이에 해당되며 최근에는 점차 확장되어 트위터에서의 해쉬태그를 이용한 모임, 페이스북에서의 그룹, 페이지까지 이르러 말할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정보를 공통으로 하여 정보가 있는 곳에 모여 있는 것을 특성으로 하나 이러한 비오톱간의 연결을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자신들이 원하는 정보만 듣고 관계를 맺고 있음에 따라 수많은 정보가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정보의 비오톱끼리는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이제는 비오톱끼리 이어줄 수 있는 중간자의 역할이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큐레이션이라 할 수 있다. 기존정보, 새로운 정보의 조직을 통한 의미부여 함으로써 다양한 비오톱 간 의미 연결을 해줄 수 있는 것이다.


 


2. 큐레이터의 역할

큐레이션의 범위는 없다. 모든 정보가 범위에 해당한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정보를 대하며 생산한다. 그렇기에 그 무수한 정보들의 속에는 사람들의 생각, 관점이 녹아들어 있으며 이는 바로 타인이 가진 관점의 총체라 사사키 도시나오는 말한다. 큐레이터는 사람들의 관점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 제공해줌으로써 관점과 관점이 합쳐졌을 때에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들은 공감을 이끌어 내어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스토리 텔러로서 연결시켜주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연결에 목말라 있으며 의미 있는 연결로 이어졌을 때 큐레이터의 진가는 발휘된다. 사람들은 자기들의 기준으로 정보를 판단하는 것처럼 보이나 결국에는 남이 정해준 기준에 따라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그 기준을 제시하여 기준을 따라 다양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3. 큐레이터와 PD

콘텐츠를 창조하면서 조직해내는 것이 주요 역할이 PD들에게 수많은 정보들 중에서 서로 간의 의미가 있는 내용들을 연결시키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큐레이터들이 정보의 시대에서 하고 있는 역할과 PD가 프로그램의 콘텐츠를 통해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은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단지 PD와 큐레이터가 다른 것은 PD라는 특성상 언론이라는 미디어를 통해서 더 큰 파급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다매체 시대에 접어든 시점에서 이러한 기존의 방송을 통한 의미 전달과 공유는 큰 부분을 차지하지 못할 것이기에 PD들에게 요구되는 큐레이션 정도는 더 커질 것이라 생각된다.

언론을 통해서 방영되는 콘텐츠의 종류와 수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제한된 내용 안에서 의미를 형성하고 발견해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큐레이터와 같이 PD들도 정보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의 연결 통로로서 역할을 해내야 한다. 단지 만들어내는 콘텐츠 안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징검다리 삼아 다른 비오톱으로의 연결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사회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소개하고자 하는 비오톱끼리의 연결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의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4. 다큐멘터리에서의 큐레이션

많은 이들이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 회의를 가지며 기존에 갖고 있던 사회적 의제설정이나 게이트키퍼로서의 기능이 축소되고 있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언론의 역할과 기능은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람들의 관심과 이슈의 기준이 되는 것이 분산될 것임에는 분명하다. 분산된 다양한 매체에서도 충분히 정보를 전달하고 기준을 제시할 수는 있겠으나 기존의 언론, 저널리스트들만이 할 수 있는 큐레이션, 즉 의미를 파악해내거나 공유하는 것은 해내지 못할 것이다. Crowd-Sourcing journalsim이라 부를 수 있는 이와 같은 형태의 저널리즘은 보도를 뛰어넘어 같이 만들어가는 다큐멘터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많은 다큐멘터리들은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하고 타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해석하고자 하였다. 장소나 시대, 역사, 물건, 사건에 기초한 다큐멘터리의 정보전달과 의미해석은 상당한 중요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으나 문제점은 역시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단지 여러 사람, 사건, 장소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에 있어서 단순한 표피적인 의미전달 밖에 되지 않으며 이는 연결에 있어서도 제 기능을 해내지 못한다.

재미있으면서도 전달력이 좋은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큐레이션을 통한 정보가 모여 있는 공간인 비오톱간의 연결에 집중을 해야 한다. 단지 하나의 장소, 사건, 사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장소와 사건과 사물이 갖고 있는 의미의 연결을 통한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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