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성과 상대성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들이 원하고 꿈꾸는 이상향에 대한 것들을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운영하는 것은 대인이 아니면 쉽게 꿈꾸지 못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유병언과 정도전은 대인의 반열에 든다고 볼 수 있다. 둘 다 자기 자신의 이상적인 세계를 현실로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자신이 해당 세계에서 절대자가 되느냐 상대자가 되느냐에 따라 그 세계의 결말은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국가 개조가 필요한 대한민국은 이 점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대한민국이 행하고자 하는 국가 개조의 범위는 국가의 기본과 근간이 되는 시스템과 의지를 바꾼다는 점에서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관피아로 인한 관료 사회의 적폐라던가 양극화로 인한 사회 전체의 계층별 이동이 잘 안 이루어진다는 점, 고착화된 매뉴얼 사회의 시스템을 이루고 있는 기본을 바꾸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다보니 권력을 포함한 사회적 자본이 절대적으로 한 쪽에 쏠려있는 것을 어떻게 분배하여 이동시킬 수 있는 것으로 문제가 귀결된다. 점차 사회 모든 부분에 있어서 절대화 되어가는 기득권 세력을 상대화시킬 수 있는 개조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집중과 분배, 절대성과 상대성이라는 개념에 비추어 보았을 때, 유병언과 정도전은 정반대에 대척점에 서있는 인물들이다. 구원파라는 종교의 교주로서 절대 권력을 가지고 평범한 사진에 절대성을 부여하며 신성시 되는 하나의 세계를 만든 유병언과는 달리 정도전은 재상 정치를 통한 권력의 분배를 이룸으로써 절대 왕권이 아닌 상대적인 국가 운영의 묘라는 기틀을 잡은 것이 특징이다. 절대성을 통해서 하나의 이상화된 종교로 취급을 받는 유병언과는 다르게 정도전은 상대성을 기반으로 한 조선 왕조를 뒷받침함으로써 그가 일찍이 죽은 뒤로도 600여 년을 건재하며 왕권과 신권의 조화 속에 현실에 타난한 국가를 이루어 낸 것이다. 이는 권력의 절대성과 상대성이 국가라는 세계에 적용되었을 때,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준 정도전의 재상 정치가 가져온 ‘상대성’이 대한민국 국가 개조 방안의 근본적인 방향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물론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제에서 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의 절대적인 리더십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지만 만기친람 식의 일인지하 만인지상으로 가는 절대성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사회는 다원화된 사회로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고방식이나 이념화된 시각을 가지고서는 이상적인 국가의 발전을 이루어낼 수 없다. 이때에 필요한 것이 바로 ‘상대성’이며 이는 정도전의 재상 정치가 그랬던 것처럼 절대성에 대한 끊임없는 견제와 비판과 함께 다층적인 사회 메커니즘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를 통해 상호 자율적 감시 체계를 형성함으로써 국가적 운영, 운신의 폭을 넓히고 절대적인 리더십이 가지는 힘을 올바른 방향으로 발산할 수 있게끔 할 것이다. 이러한 절대성과 상대성의 조화가 대한민국 사회에 내재되어 시스템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국가 개조가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절대’라는 말은 주변에 경쟁할만한 상대가 없다는 의미를 지닌다. 물론 반지의 제왕이라는 작품에서처럼 절대 반지, 권력을 가지고 성공을 해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소설과는 달리 절대라는 말이 절대 통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시장 경제 체제 안에서 독점이 결과적으로 시장의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폐해만을 남기듯이 정치 혹은 나라 운영도 이와 다르지 않다. 무조건적인 절대자가 통치하는 것이 초기에는 좋아 보이고 효율적일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국가의 발전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주된 원인이 된다. 다원화된 사회 안에서 ‘상대성’을 조화시킬 수 있을 때만이 제대로 된 국가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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