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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하다

너나 잘해 전화기가 뜨겁다. 이미 몇 시간이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나의 연애 상담을 계속되고 있다. 그 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허세 가득한 친구의 목소리가 나의 멍한 정신을 일깨운다.“거기서 그렇게 행동하면 안 되지! 너는 생각이 있는 거니 없는 거니?”우연치 않게 걸려온 친구의 전화에 시작된 이야기였지만 내가 이런 소리까지 들어야 되나 싶은 정도로 잘못한 게 맞는 건지 의구심이 든다. ‘너나 잘해’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겨우 눌러내었다. 허세심이 하늘을 찌를 듯 하는 이 친구는 지금까지 연애한 번 못해본 모태솔로이기 때문이다. 허세라는 단어가 쓰인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부터 허세에 어울리는 사람들이 점차적으로 등장하게 되었고 이는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으로까지 이어져.. 더보기
단단한 사과 ❏ 단단한 사과 새벽녘부터 쌀쌀한 바람이 온 몸을 휘감으며 불어나간다. 오늘 하루도 통근버스를 기다리며 사과를 한 입 베어 문다. 통근버스에는 나와 같은 목적지로 가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마치 감옥으로 끌려가는 죄수마냥 사람들의 얼굴에는 활기를 찾아볼 수가 없다. 거울을 굳이 안보아도 그 중에 한 명인 내 얼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도착한 공장의 분위기는 삭막하다. 누구 하나도 말 한마디 하고 있지 않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옆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가 세상을 떠나갔기 때문일까. 이번이 11번째다. 기계와 다를 바 없는 하루 일과, 반복되는 노동에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오늘도 부품을 조립할 뿐이다. 부품이 조립되어 하나의 전화기로 만들어지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몇 분이 채 안 된다. 그렇게 만.. 더보기
명언 VS 명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한 크기의 댐에 작은 구멍이 있다. 사람들은 처음에 이를 알았으나 큰 일이 아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다. 하지만 이 구멍은 점점 커지고 커져 큰 구멍이 된다. 구멍은 댐에 균열을 만들어냈고 마침내 어마어마한 크기를 뽐내던 댐은 작은 구멍 하나에 무너져 내렸다. 작은 구멍이 큰 댐을 무너뜨린 것에서 우리는 ‘작은 일일수록 소홀히 하지마라’라는 말을 새길 필요가 있다. 작은 일들이 모여 큰 화를 부를 수 있듯이 작은 일들이 모여 큰 성공을 불러올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작은 일에 대해서 무시하고 소홀히 하는 경향이 너무 크다. 큰일을 위한 수많은 작은 일들이 존재함에도 말이다. 이는 작은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일을 소홀히 해도 된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즉, .. 더보기
한국 속 드라마(Drama) 북쪽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쳐 지나간다. 오늘따라 유독 차갑게 느껴진다. 뒤로는 당신께서 좋아하시던 찬송가가 오늘따라 서글피 울려 퍼진다. 당신은 이북5도민의 실향민들을 위한 이 공원에 잠드시길 원하셨다. 잠드셔서라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계속하고 싶어서였을까. 이곳에 잠든 이들의 통일을 갈망하는 한이 가슴을 울린다. 병원에 계실 때에도 당신은 자주 북쪽을 바라보시곤 하셨다. 주어진 시간이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셔서 그러셨는지는 모르겠다. 이따금 창밖을 바라보시며 내게 말씀하시곤 하였다. “금강산 갔을 때에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단다. 금강산에서 바라본 하늘은 정말 일품이었지! 그곳에서 조금만 더 가면 내가 태어나고 살았던 고향인데…허허허….”“곧 가실 수 있으실 거에요!”“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