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숫자로 표현되는 그 이상의 가격, 모든 것의 가격

럴균 2012. 11. 18. 14:04

 모든 것의 가격 에두아르도 포터

 

가치와 가격은 같은 의미인 것일까

학술 저널의 가격과 명성, 인용도 등의 퀄리티가 동일하지는 않듯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진다고 보는 경제학적인 가격의 의미는 실제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과 같지는 않다. 여러 사회문화정치적인 요소가 개입되어 반영된 결과물로서 나타나게 된 것이 가격이 아닐까

 

특히 이 책에서 흥미 있게 본 것은 여성.노동.물건등 기존에 매겨져있는 가격이 변화되어온 과정과 형성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통시적인 관점에서 관찰하였다는 점이다그리고 기존에는 가격이라는 프레임으로 바라보지 않았던 미래 문화 공짜 신앙 등의 분야에 이를 적용시켜 바라본 점이 인상적이었다. 각 분야의 가격에 대한 의문점을 던지면서 가격의 물음을 제기하는 저자는 역사적으로 존재한 자료에 근거하여 다른 답을 제시하고 있다.

 

- 미래의 환경보호에 비용적 측면이 갖는 중요도를 일괄적으로 가격으로 환산할 수 있는가(미래의 가격)

- 신앙은 더 매몰비용과 접근비용이 클수록 더 구속력이 커진다는 점 그런 점에서 가톨릭의 포교정책은 실패하였나?(신앙의 가격)

- 모든 공짜에 있어서는 숨겨진 대가를 요구하기에 그에 대한 대가를 자기도 모르게 지불한다는 점. 즉 세상에 있어서는 공짜는 없다.(공짜의 가격)

- 노동의 가격을 매기는 것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가장 큰 이슈라 생각함 공공일자리 수를 늘린다고 해서 그러한 노동의 가격 또한 올라간다는 것인가 개개인의 노동가격은 떨어짐이 분명한데 전체 노동가격의 합을 늘리는 방안이 효과적인 것인가(노동의 가격)

 

모든 것의 가격이 있다는 저자의 말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절실하면서도 씁쓸하게 다가온다. 돈이면 다된다는 말은 결국 모든 것의 가격이 있다는 말과 상응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분석한 가격의 의미는 단지 가치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가격이 매겨지는 데에 영향을 주는 다양하면서도 복잡한 사회적 체계 요소들을 나타낸다

독자는 숫자로 표현되는 그 이상을 보여주는 가격의 진면모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