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

파주 북소리 축제 2012 & 서울와우페스티벌

럴균 2012. 10. 9. 10:15

어린이, 가족과 함께 떠나는 파주로의 즐거운 책 여행, 파주 북소리 2012

그리고 청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책과 함께한 문화 축제, 서울와우북페스티벌


파주 북소리 2012

- 어린이, 가족과 함께 떠나는 파주로의 즐거운 책 여행,

 

파주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소는 축구국가대표 선수 훈련장, 영어마을 등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곳이 바로 파주출판단지이다. 넓은 공간에 여러 출판사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서 작년 첫 시행에 좋은 반응을 얻은 파주 북소리 축제가 올해도 개최하였다. 파주 북소리 2012 축제는 915일부터 23일까지 총 9일간 진행되었다. 아시아 대표 책 축제를 표방하는 이번 축제는 특히 어린이 그림책 북카페, 어린이 동화책 특가전 등이 열려 올해 파주 북소리 축제의 주인공은 어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책과 함께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으며 나들이 겸 가족끼리 아이들과 같이 나온 경우가 많았다.

 

<파주북소리>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One Asia Through Books)’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북 페스티벌을 표방하였다. 행사를 위해서 출판도시 내 100여 곳의 출판사와 국내 유수의 출판, 독서, 교육, 문화 기관들이 협력하여 격조 있는 지식 축제로 만들고 있었다. 특히 이 축제의 주인공은 어린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린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도서 전시와 이벤트가 즐비했다. 어린이 그림책 북 카페, 어린이 동화책 특가전이 상당히 많았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축제에 방문한 어린이들은 책뿐만 아니라 동시 짓기, 삼행시 짓기 등 글짓기 행사에도 많은 참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역시 아이들 동화책 부스와 어린이 코너였다. 꼬마 아이들은 저마다 엄마 손을 잡고 책을 사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잡더니 십 여 분간 길가에 앉아 책을 읽기도 하였다. 평소엔 책을 멀리하던 아이들도 <파주 북소리 축제>에 오자 책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것 마냥 책과 같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각 출판사 마다 어린이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것들을 책들과 함께 비치하여 어린이들이 더욱더 쉽게 책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또한 특징적이었다. 단지 책만 즐비하게 늘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영상이나 완구 등을 함께 보여주면서 책을 즐길 수 있게 유도하는 출판사들의 전략이 유효함을 출판단지를 돌아다니면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 책의 매력에 빠져있는 아이들의 모습>

책뿐만 아니라 관람을 할 수 있는 여러 다양한 공간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직접 관람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시와 수필 전시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책과 아주 관련이 깊은 사람들에서 평범한 시민들까지 모두가 함께 문학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시와 수필이 전시되어 있는 바로 반대편에서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동시와 삼행시를 짓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참가자들의 유머 있으면서도 재미있는 삼행시를 읽고는 한참을 웃기도 하였다.


 

<시와 수필 & 삼행시 짓기>

실내 전시 공간의 주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F 이벤트홀에서는 추억의 그 잡지라는 코너로 우리나라의 잡지의 역사와 시대상을 반영한 특징적인 잡지들의 모습을 전시하고 있었다. ‘추억의 그 잡지프로그램은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잡지 가운데 1900~2000년대까지의 희귀본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귀중한 간행물들을 모은 특별전이다. 지난해 국립중앙도서관이 처음 개최해 큰 반향을 모은 '12개의 서고를 열다'전에 이은 두 번째 전시를 하게 되었다. 잡지매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한국사회에서 잡지가 수행해온 적극적이고 다양한 역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나이 많으신 세대부터 현 필자의 20대까지 공감하고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잡지들을 접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본 옛날 만화 잡지 때문에 필자는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에 잠시 잠기고는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발행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잡지를 무료로 볼 수 있게 하여 과거와 비교할 수 있도록 하였다.



<'추억의 그 잡지' 전시모습>

실내 전시 공간뿐 아니라 실외 공간에서는 출판사들의 북마켓을 열고 있었다. 북마켓에서는 출판도시 내의 모든 책방과 여러 출판사들의 할인된 책들을 구매할 수 있다. 국내외 도서뿐만 아니라 평소 쉽게 접 할 수 없었던 고서적 및 유럽과 일본의 고서적까지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부모님들은 다양한 서적을 고르며 지적 욕구를 충당시킬 수 있으며 동시에 아이들에게 맞는 어린이 도서 또한 북마켓 어디에서나 접할 수 있어서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한 아름씩 책을 구매하여 가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북마켓 현장 @파주출판도시>

책과 함께하다 보니 어느덧 해가 저물어 가족 단위로 놀러온 많은 사람들은 북시티 피크닉 콘서트의 공연까지 즐길 수 있었다. 넓은 잔디광장에서 펼쳐지는 공연과 함께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나누는 피크닉 콘서트는 아름다운 가게의 기부 캠페인과 함께하여 더 많은 분들이 나눔과 순환의 실천에 동참 할 수 있는 기회와 홍보의 장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잔잔하면서도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노래와 가수들로 꾸며진 공연은 주요 이용객인 가족들을 위한 공연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깊은 가을 밤, 책과 함께한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안성맞춤인 잔잔한 느낌의 공연이어서 관람객들의 호응도 매우 좋았다.

 

<북시티 피크닉 콘서트 with 파스텔 뮤직>

서울와우북페스티벌

- 청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책과 함께한 문화 축제

 

와우북페스티벌은 와우북 페스티벌은 출판계와 작가, 그리고 시민들이 책을 매개로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책 문화 축제로 문화의 메카인 홍대에서 책과 그 책이 파생하는 음악, 공연, 전시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때문에 책은 읽는다!’라는 제한적인 독서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독서인들과 함께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행동한다는 점에서 독서의 의미를 다양하게 알아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와우북페스티벌은 매 축제마다 한가지이상의 테마를 잡고 관련 주제를 선보인다. 이번 8회째의 테마는 청춘이었다. 등록금, 취업, 경쟁, 성공 등을 목표로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이시대의 청춘들에게 여유와 위로를 주고자 청춘을 테마로 한 콘서트, 전시회, 강연들이 펼쳐졌다. 청춘이라는 세대가 이슈인 만큼 그들을 대상으로 한, 그들을 힐링 시켜줄 문화 축제를 통해서 청춘이 책에서 많은 부분을 위로받고 얻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되었다.

 

무엇보다 축제의 장점은 양질의 책을 시중 판매가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많게는 반값, 심지어 1000원 행사도 있었다. 때문에 양손 가득 책을 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는 파주 북소리 축제와도 비교해보았을 때 뒤처지지 않는 구매력이었다. 무거울 법도 한데 책을 구매하는 내내 밝은 표정의 사람들을 보며 책이 주는 든든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외에도 홍대 거리뿐만 아니라 홍대에 있는 클럽, 복합 문화 공간, 인문카페 창비 등에서 관련 행사가 펼쳐졌다.



 


와우북페스티벌은 문화 축제를 표방하는 것처럼 단순한 책 전시와 판매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를 하고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고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온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관람객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보드게임, 캐릭터 그리기, 생활용품 만들기 등 실용적인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작된 와우북페스티벌인 만큼 일반 시민들의 책을 사고 팔 수 있는 벼룩시장인 와우책시장도 독립 시민들에 의해서 열렸다. 많은 시민들은 개인이나 단체로 헌 책을 가져나와서 책이 갖고 있는 추억과 함께 저렴한 가격에 관련된 물건 또한 판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은 특히 필자가 방문하였을 때, 홍익대 법대 학생들이 같은 과의 집안 사정이 어려운 학우들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내놓은 책을 팔아 수익금을 만들기 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메인 주제 테마가 청춘을 위한 북페스티벌이긴 하지만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고려한 점을 와우책 놀이터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스마트폰과 전자기기에 익숙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하여 종이책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책놀이를 통해서 책에 대한 친숙함을 갖게 만들어 주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있지는 않아서 다양한 이용자층이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문화 축제였던 만큼 다양하고 많은 공연이 홍대 거리 곳곳에서 열리기도 하였다. 인디밴드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한 홍대에서 여러 인디 밴드와 함께 열리는 책과 관련된 콘서트, 공연 및 전시는 홍대 문화와 책을 잘 결합시켜서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였다. 특히 북콘서트 형식의 공연으로 책과 음악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한 구절의 글귀가 소재가 되어 음악이 만들어 지듯이, 도서콘텐츠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콘텐츠의 원동력이 된다는 점이다. 출판업계의 활성화는 곧 다른 문화콘텐츠 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출판사와 독서인들을 연결해주는 와우북페스티벌의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같으면서도 다른 두 개의 책 축제

 

비슷한 시기에 열린 두 개의 책 축제는 진행과정과 구성적인 부분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았으나 결정적으로 소구하며 즐기는 계층이 다르다는 차이점이 존재하였다. 파주 북소리 축제에서는 가족단위의 이용객들이 많아서 어린이들을 위한 축제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출판단지도 넓고 공기도 좋은 곳에 위치해 있어 피크닉 나온 기분으로 가족 나들이를 나온 모습이었다. 반면 와우북페스티벌의 경우 상대적으로 젊은 청춘들을 위한 문화 공연과 함께 열리는 축제이다 보니 젊은 사람들의 참여가 활발함을 볼 수 있었다. 홍대 거리 중간에서 임시 현수막을 쳐놓고 열리다보니 이동하고 관람하는 데에 있어서 비좁고 불편함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청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책에 대한 관심을 보이면서 문화 공연을 즐김에 따라 청춘을 위한, 청춘에 의한 축제로 거듭나게 되었다.

 

여유로우면서도 넓은 장소에서 느끼는 한적함을 갖춘 파주출판도시와 좁은 공간에서 북적북적하면서도 책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홍대는 위치와 접근성 측면에서 매우 달라서 다른 이용 패턴을 보이기도 하였다. 파주가 아무래도 도심권에서 멀리 있다 보니 접근성 측면에서는 와우북페스티벌 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자가용을 이용한 방문이 편하기에 주를 이루었으며 대중교통을 타고 간 필자의 경우는 왔다 갔다 하기가 번거롭고 불편한 점이 많은 것이 아쉬웠다. 홍대에서 열린 와우북페스티벌의 경우에는 도심 한 가운데서 펼쳐지고 있어서 접근성은 매우 편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손쉽게 와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또한 축제가 열리고 있는지 몰랐어도 오나들며 의도치 않게라도 접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레 즐길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상반된 점은 문화적인 측면에 중점을 맞춘 와우북페스티벌, 체험 및 전시를 통한 아시아 문화의 전파에 목적을 둔 파주 북소리 축제라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와우북페스티벌은 이용자들의 참여와 적극적인 이용을 통한 함께 만들어 나가는 성격이 강했다면 파주 북소리 축제는 전시를 통하여 제작자, 출판사들이 정보와 의미를 알리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하였다.

 

이렇게 같으면서도 다른 출판문화 행사인데도 불구하고 나뉘어서 행해짐으로써 발생하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책과 관련한 축제를 다양하게 개최함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는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나 단점으로는 출판사끼리의 파벌과 같은 싸움의 결과여서 그런지 한 곳에서 모든 출판사들을 볼 수 없었다. 또한 소위 메이저 출판사라고 불리는 출판사들의 행사와 판매전시장을 위주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는 출판계에서도 주류와 비주류간의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콘텐츠 수급에 있어서도 차이가 나는 모습을 이용자들의 수만으로도 판단 가능하였다. 그래도 파주출판단지 내에서는 출판사별에 따라 나뉘는 것이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시설이나 환경적인 면에서 차이가 나는 모습 또한 볼 수 있었다.

 

느낀 점

 

필자는 922~23일 양 일간 파주와 홍대 두 곳을 방문하여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와우북페스티벌의 경우에는 올해 8회째를 맞고 있어 열리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방문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파주 또한 출판단지에 대한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방문하게 되어 매우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두 곳에서 모두 이틀연속 책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과 관심을 볼 수 있어서 상당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2개의 행사 모두다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와우북페스티벌의 경우에는 8년째 행사를 맞고 있어 그나마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인식이 되어 있었지만 파주 북소리 축제는 이제 2년째를 맞고 있는 터라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하는 점이 아쉬웠다. 축제 관련 홍보는 경기도에서 열리는 축제라서 인지는 몰라도 필자는 경기 버스에서 파주 북소리 축제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시아 축제를 표방하는 것 치고는 너무 홍보가 안 되어 알려져 있지가 않은 것 같았다.

 

문헌정보학과를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도서관에서 뿐만이 아니라 도서관에서 벗어나 책이 만들어지고 읽혀지는 현장을 방문하였던 것이 뜻 깊었다. 특히 이용자들의 책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앞으로 매 년, 이때쯤에 책과 함께하는 가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고 홍보도 또한 많이 되어서 최대한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책과 관련한 행사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